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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남2

2장 - 우리는 왜 이야기를 가지지 못 했나? 불안, 도치, 그리고 익명 속의 소비 서구 사회에서는 non-monogamy, open relationship, polyamory 등다양한 비독점 관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성적 자기결정권의 연장선에서,사람들은 자기 성향을 해명하고 규칙을 설계하며,관계의 윤리를 함께 고민한다.반면 동북아시아, 특히 한국은여전히 ‘즐기되 말하지 않는 문화’에 머물러 있다.그리고 말하지 않는다는 건,곧 언어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성적 성향을 드러낸다는 것은,익명 속이라 해도비난과 자기검열을 동시에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욕망을 언어화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바를 설명할 언어가 없어“그냥 좋아서”라는 말로 욕망을 눙치고,표현되지 않은 욕망은 곧 불안으로 전환된다.그 불안은.. 2025. 6. 6.
1장 - 구조 없는 욕망은 소비로 흘러간다 한때 한국에서 화제를 모았던 파트너 쉐어링 커뮤니티는,법의 제재를 받으며 사라진 듯 보였다.그러나 현실은 달랐다.이들은 점조직처럼 흩어져 소규모 모임을 만들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그 안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대부분 파트너의 성적 묘사, 외모에 대한 평가,그리고 ‘하루의 즐거움’을 위한 상대 탐색에 머문다. 나는 이것이 곧바로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그러나 이 방식만이 유일한 현실이라면 문제가 있다.이대로 계속된다면, 우리는 왜곡된 욕망과 관계의 방식으로만 흐를지도 모른다.나도 이 구조 속에 있었고,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내가 보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어쩌면 우리 모두—은관계를 내세운 욕망의 벼랑 끝을 위태롭게 걷고 있다는인상을 지울 수 없다.비슷한 길을 먼저 지나간 BDSM 커뮤니티는 조금 .. 2025.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