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침실
상당히 오랜 시간 블로그를 쉬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언제 다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쓰고 말하고 싶은 욕망을 포기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한 해 동안 이런저런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자료를 찾고, 메모를 뒤지고, 발췌하고, 다듬고, 내 생각을 더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 여전히 내 사고는 파편화되어 통일되지 못하고, 지식은 단편적이며,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 역시 엄청나게 미숙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하기보다 듣고 읽는 것에 좀 더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최근 탄핵정국을 거쳐 정권이 바뀌고 지선까지 지내면서, 우리나라의 대중 정치와 사상적 뿌리는 말 그대로 혼돈의 도가니탕이 되었..
2026. 6. 7.
1. 기원: 욕망에 새겨진 이름
내게 '욕망'이란 단어는 단순히 끌림이나 갈증을 넘어선다.그것은 나를 이해하고, 사랑을 배우며,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게 해 준 삶의 나침반이었다.그리고 그 나침반의 바늘이 처음 격렬하게 흔들렸던 순간은,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회의 눈으로는 '금기'라 여겨질 경험에서 시작된다.나는 그 경험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복합적이며 동시에 치유적일 수 있는지를 배웠다. 그녀, 욕망에 이름을 붙이다 ‘초대남’이나 ‘멀티플’, ‘쓰리썸’이라는 단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던 시절이었다.제대 후 친구들과 함께 떠난 바닷가에서 그녀를 만났고,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서툴렀지만, 진심이었고, 그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는 함께 어떤 심연을 걸어간 듯했다.그녀는 나보다 두 살 많은 연상이었다.낮에는 평범한 연인이었..
2025. 7. 30.
1. 욕구, 욕망, 성향
표현되지 않았던 것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며ㅡ비단 성적인 것들만이 아니라도ㅡ일, 관계, 소통의 모든 영역에서 무수한 감정들을 느낀다.무언가를 갈망하고, 때로는 혼란스러워하며, 스스로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의 파도에 휩쓸린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 대부분은 정확히 짚어 표현되지 못한 채, 마음속 어딘가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왜일까?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우리는 어떤 감정에 단어나 문장을 붙이는 데 익숙하지 않다.때로는 그 감정에 어울리는 말이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해서,혹은 그 감정이 정말로 나에게 ‘허용된’ 감정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워서감정과 언어를 연결 짓는 능력 자체가 흐릿하게 길러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모호한 감정과 함께 살아간다.욕망인지, 외로움인지, 사랑인지 알 ..
2025. 7. 26.